내가 지금까지 가입했던 커뮤니티들,
턱 괴고 앉아 하나 하나 열어보았습니다.
모두들 안녕한지
남겼던 글마다 연월일이 기입된 숫자로
내가 지나쳤던 시간 어딘가에
멈춰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도
수많은 내가 있어,
지금의 내가 아닌 녀석도 있고
아쉽게도 지금으로 데려오지 못한 녀석도
있더군요. 나는 그동안 수많은 새것의 나를 만들며
또 수많은 옛것의 나를 버리며 여기까지
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철이 없었다는 것은
그 당시의 내가 지금 내 안에는 없는 것이라고,
나는 달라졌다고 말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변하지 않는,
그 무엇이 내 안에 있기에
갑작스런 추억과의 조우도
견딜만 한가 봅니다.
화석처럼,
단단히 굳어버린 화석처럼,
시간에 박힌 채,
인터넷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추억의 데이터들.
커뮤니티. 그곳에 가면
먼먼 과거의 내가,
내가 남긴 글이
내가 남긴 기억이
날자와 요일과 시각으로 찍혀
박물관처럼
진열되어 있습니다.
……
사실, 그게 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