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기억을 종용하면서 시작하려니 어째 어색합니다.
^^
함께 갔던 처용암 맞은편에 목도라는 섬이 있는데요,
반들반들 사람 손을 거치지 않아 더욱 윤이 나던 동백꽃의 서늘한 아름다움이
어떤 기억을 불쑥 불러왔더랬습니다.
그때의 철 없고, 열정만 있던 대학생이 이젠 이십대 중반이 되었네요.
^^
저는 요즘 서울에 있습니다.
짐을 싸서 올라온지는 열흘 쯤 됐구요.
적응이라는 말이 무서울 정도로
환승역에서는 무시무시하게 빨리 걷고
자다가도 내릴 역에서 귀신같이 내리곤 한답니다.
낑낑거리며 노트북을 들고왔는데
인터넷 연결을 거부하고 있어
아직은 이렇게 피씨방을 전전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단막극 다시보기를 크릭하다말고
문득 마음불씨 생각이 나더라구요.
짐짓 모른척하고 아는 이름들의 근황을 보고 갈까하다가
반가운 마음 숨기는 일이 서툴어
인사드리고 갑니다.
여전히
얼굴가득 홍조를 띤 시들
에게선 잔잔한 향기가 나는군요.
건필하시길 바랄게요.
아주 우연히 만나게 되면
무안하지 않게
반갑게 인사해주실거죠?
^^
적어도 그곳은 바보사거리만큼 친근할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