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방문하지만 오늘 또다시 자유마당에 제 흔적을 남깁니다
교내 문학공모 같은데 경험삼아 시를 내보려고 하는데요
먼저 시인이신 분께 어떤지 여쭙는것도 좋겠다 생각되어
부끄럽지만 부족한 시를 내놓습니다 친구들에게 시를 보여주는건 쉬워도
이렇게 전문적으로 시를 쓰시는 분께 내놓게 되니 정말 염치없음만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 시 라는것에는 문외한 이랍니다 따끔한 질타도 아울러 부탁드려요
첫번째 시는 며칠전에 경험을 토대로 써 본 거랍니다
버스를 잘못 탔는데 글쎄 헤어진 여자친구 집을 지나가는 거에요
아무 생각없이 거기서 내리게 되었답니다 아직 그 친구를 못 잊은데다가
또 내 눈에 들어오는 낯익은 거리들과 혼자 견뎌내기엔 밤이라 그런지 더욱 씁쓸하기만 했지요
두번째 시는 비오는 날 우수에 젖는 과정을 그려본 거구요
세번째 시는 모기를 보고 느낀바를 담아 봤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 ^0^*
돌아가는 중이다
그 거릴 걸었지
꺼져가는 듯 한 초라한 네온사인
어두운 골목에서 쥐구멍만한
쇠창살 사이로 흘러나오는 한줌의 낯익은 불빛
그 속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리고
귀신처럼 우줄우줄 늘어선 볼품없는 가게들
네 흔적
움직임 하나하나가 파노라마처럼
흘러나오는 거리
불 꺼진 하늘, 하루일 끝나고 문 닫는
가게들처럼 또는 하루를 마감하는 그
주인들처럼 나 활활 타오르다
스스로 꺼지는 중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시쁘듬하게 입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내 숨속에는
나 모를 낯섦도 하얗게 서려 있는 듯 하고
두 발로 디뎠던 거리는 또 얼마큼 내게 와 있다
어쩜 네 발로 디뎠을지 모를 거리는
더 가까이 내게 와 있었다
그때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길을 공유했고
그때와는 다른 풍경들을 눈에 싣고 있었다
어쩌면 꺼져가는 불씨 살리려
자청해서 왔을지도 모를 이 곳
네가 자주 가던 곳들에는 아직도 온기가 감돌고
차츰 익숙해지는 풍경 살펴보면 변한 것 없는데
당시 너와 나의 아름다운 궤적을 떠올리며
나,
너에게 돌아가는 중이다
비오는 날에는 悲소리가 들린다
밤이었다 오늘에서 내일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천둥번개가 스쳐간 자리에 갑자기 悲가 쏟아졌다
그날도 역시 좁은 방 안에는 나 혼자였고
스물한 살의 감성에는 또 다시 네가 찾아왔다
창문을 활짝 열어 빗방울들을 맞이했다
이 차갑고 흔한 것들에 몸을 맡긴 채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네가 사는 그 곳에도 이 悲 오겠지
비오는 날에는 언제나 쓸데없는 생각이 더해진다
끝없이 추락해 언젠가는 저희끼리 부딪히고 바서져
형체 없이 사라지고 말 것들이 의미 없는 것이
하늘에서는 계속해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우두둑 하고 더 세차게 쏟아지는 悲 소리가 들린다
모기를 통해서 배운다
목적을 위해
그 단 하나를 위해
스스로를 내던진다
어쩌면
두 번 다시 빠져 나가지 못할
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그 곳으로
망설임 없이 뛰어든다
목숨이 끊어져
내가 소멸되는
그 순간까지
머릿속엔 온통
매 한가지 생각뿐
한 가지 일을 위해
목숨 걸고 노력하는 것
그 아름다운 열정
어쩌면
너를 그토록 경멸했던
내가
항상 스스로에게 바라왔던
이상인지도 모르겠다
목숨을 건 거침없는 비행
목적을 이루기 위한
이유 있는 날갯짓으로
너는 그렇게 내게 왔다
시 잘 읽었습니다. 짐작한 나이에 비해 훨씬 세련되고 화려한 필치를 지녔군요. 특히 ‘돌아가는 중이다’를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너’에 대한 대상의 설정을 인물의 것이 아니라, 특정 사물로 바꿔 풀어낸다면 더 깊고 진중한 시가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렇다면 제목도 약간 수정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싶습니다. 멀티미디어가 발달한 이 시대에 영화판이면 몰라도, 詩에 매진하는 청년들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영일씨는 앞으로 문단의 보석과 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좀더 열심히 치열하게 詩와 함께하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