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홀로 그를 만난다
머리를 길러 또아리를 틀겠다던 그가
퍼머를 했고 어색한지 다시 잘랐다
마침내 문학동네 최갑수 시인을 만나더니
상기된 혹은 수줍은 그의 표정이
모니터 속에서 한동안 낯설었다
그도 나처럼 닮고 싶은 사람이 있었던가!
그는 소박한지 모르나
내게는 너무나 고급스럽고 화려했다
남루한 나의 세계가
그의 영혼을 조금씩 도둑질 한 죄를
그가 알까 두려울 짝사랑을 한지 두 해를
훌쩍 넘기고.
멀지 않을 날
만나고 싶은 사람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오늘도 나는 열심히 사는데
나도 그의 곁에서 발그레 상기되어
사진 한 장 남길 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