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윤성택시인님~~!!
바쁜 가을을 갈무리하느라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만추를 지나 초겨울이 모락 모락 피어나는
계절이 다가왔네요
쌀쌀한 날씨 탓에 주위 곳곳에선
감기가 극성을 부리지만 시인님은
건강하시죠?
세월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가는데
미쳐따라가지 못하는 마음은
그대로 가을에 멈춰있네요
흰눈이 소복히 쌓이는 날 겨울에게
살포시 안기게 되겠지요
오늘도 쌀쌀한 날입니다
몸건강하시고 건필하세요~
권선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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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서
/권선애
돌담 담쟁이 사이로
연서하나 날아든다
뾰족한 펜촉 끝으로
흘린 두근거리는 마음
휜히 보인다
애꿎은 잉크만 밤새
콕콕 찌르고
수북이 쌓인
부끄러운 흔적들은
새벽 닭이 울고서야
화끈거리는 마음
아침 이슬에
헹구어 식힌다
그렇게 볼그레한
첫사랑은 피어나고
가을이 익어가기 전
채 여물지 못한 그리움
바람에 떨어진다
연서만이 멈춰진
시간 속에 여물어
덩그러니 세월에 늙어간다
연서 한 장, 넓은 잎의 플라타너스 같을까요? 잎을 들여다보면 촘촘히 써 내려간 잎맥의 글씨들, 더러는 여백도 있어서 바람이 채워주는군요. 맑고 깨끗한 느낌이네요. 흐름상 <채 여물지 못한 그리움>을 좀더 밝은 쪽으로 이끌었으면 어땠을까 싶고요. 시 잘 읽었습니다. 권선애님도 연말 따뜻하게 맞이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