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는 지구> / 김종미/ 《현대시학》 2005년 4월호
소름 돋는 지구
지구가 부르르 떨며 소름이 돋는다
창문 밑으로 병아리들이 구구단을 외며 지나간다
활짝 창문을 열고 청소를 한다
오른쪽 창에서 달짝지근한 바람이 들어온다
왼쪽 창에서 연분홍 바람이 들어온다
미치기 좋은 계절, 봄
오늘은 미치기 좋은 날
지구가 소름을 돋는다
누웠던 털들이 일시에 꼿꼿하게 일어선다
털들은 살아있다 미치도록,
[감상]
의인화가 인상적입니다. 지구를 한 마리 짐승으로 비유하고, ‘봄’의 계절을 털갈이의 시기로 보는군요. 그리고 이 시의 감정 고양 상태가 좋습니다. 즐거움을 지나 ‘미치기 좋은 날’로 터뜨리는 분출이 매력적인데요, 하물며 지구도 짐승처럼 털을 세우며 초록으로 몸부림치는데 나른하게 있어서야 되겠습니까.
이곳에 올려지는 시와 님이 쓴 감상을 읽는 재미가 참 솔솔합니다
미치기 좋은 봄,
와우!! 정말 미쳐도 좋겠습니다
꽃들이 만발하여 나도 그만 미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