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의 까뮈> / 정진영/ 2004년《문학사상》으로 등단
중환자실의 까뮈
책을 읽어주다가
환자의 호흡을 더듬어 본다
들여 마시고 내 쉬어진 글씨들이
병실 공기를 채우고 있다
잠깐 멈춰진 그의 무호흡이
페이지를 와르르 넘긴다
그가 접어 둔 곳, 알제...
그는 반으로 접혀진 자리를
이제는 펼쳐놓고 싶어 한다
페스트가 휩쓸고 지나간
장례미사 문장이 써 있는 곳
그는 끝까지 쉬지 않고 넘겨져
그곳에서 완전히 평온해진
쉼표를 찍고 싶어 한다
오오 서둘러야한다
저 페이지에 산소눈금을
다시 붙여 주어야 한다
책갈피가 부풀도록
산소를 채워 놓아야 한다
빠르게 다시,
책을 읽기 시작한다
[감상]
어쩌면 일생으로 완성하는 책 한 권이 우리네 인생살이인지 모릅니다. 이 시는 환자의 호흡을 ‘글씨’로 비유, 죽어가는 환자의 생명을 다시금 환기시켜줍니다. 까뮈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죽음에 대한 이미지도 그렇지만, ‘산소눈금’과 ‘책갈피’로 매치시키는 은유의 고리가 남다릅니다. 죽음을 유형화하려했던 까뮈의 ‘행복한 죽음’처럼, 중환자실 마지막 호흡으로 더듬어읽는 추억은 또 얼마나 쓸쓸한 것일까요.
난 이곳이 좋은 이유는 시인님이 쓴 감상이 좋습니다
시를 읽고 느끼는 그 느낌이 예리한 느낌입니다
시 공부에 도움이 되거든요
이런것도 시인님이 가진 능력중의 하나이겠지요
콕 집어주시는 포인트가 많은 것을 깨닫게 하네요
잘 읽고갑니다
벚꽃이 한창인 봄날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