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나씩 황금알을 낳는
성실한 닭을 생각합니다.
황금알은 홀알이어서
생존의 맹약을 거스르고 있지만
녀석은 하루도 거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칡뿌리 같은 탐욕은 끝내
알집 속에 들어있을 황금까지 뒤쫓고
내장까지 샅샅이 뒤진 후에야
평범한 알을 황금알로 硏磨했던
녀석의 戀慕를 발견합니다.
깨달음은 늘 늦게 찾아옵니다.
시인도 고작 하루에
한 줄의 문장을 토해낼 수 있을 뿐입니다.
그것 역시 뿌리가 없는 것이어서
오감에 단숨에 박히는 건 길러내지 못합니다.
만약 갈증이 당신에게 칼을 쥐어주거든
심장이나 두개골 속을 뒤지지 마시고
항문에서 시작해서 창자를 천천히 따라가 보세요.
황금양털 몇 사리라도 발견할 순 있겠죠.
하지만 맹장을 찾아내게 되면 아실 겁니다.
무거운 침묵을 걸러내기 위해
싸구려 황금으로 창자가 굳어가는데도
매일 식후에 세 번씩
정수기의 활성탄들을 한 웅큼씩 삼켰던
그의 깊은 사랑을.
우린 하루에 너무 많은 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