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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2003.04.17 00:25

자유 조회 수:133

며칠 전 우연한 기회에 이웃집 그녀를 만났습니다.
작은 아이 유치원 등하교를 시켜야 하기에 차를 샀다고 말을 하는 그녀를 보는
제 시선은 가히 달갑지 않았습니다..
'극성스런 교육관'을 가진 여자란 생각 때문이었지요.

곧이어 말문을 여는 그녀의 입에선 한 숨이 새어나왔습니다.
딸아이가 7살이지만 지능이 겨우2-3살밖에 되지 않는다며 특수장애유치원에
보내야하기에 어쩔수 없노라며 말을 합니다.

순간, 제 선입견을 꾸짖으며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제 작년까지만 해도 그 애만 보면 눈물이 나왔지만, 이제는 많이 좋아졌어요.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말하는 정도까지 되었으니까요"라며 그녀는 웃습니다.

"바.나.나. 그 한 글자 가르치는데 무려 일 년이 걸렸답니다"
"그렇게나 오랜 시간동안 겨우 한 글자요?"
"네"

그녀의 얼굴에 순간, 그늘이 집니다.

.
.
.

동네에 특수아동음악을 부전공한 피아노 선생님께 그 이야기를 전하면서
"선생님, 그 애가 지능이 낮아 바나나 한 글자 배우는데 일 년이 걸렸다네요"했더니,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학부모들은 욕심이 참 많습니다.
그 아이의 지능이 2-3살정도를 감안해서가 아니더라도
일 년에 배운것이 어찌 바나나 한 글자 일까요?
바나나는 색깔도 노랗다는 것을 알았을테고,
바나나는 길쭉하다는 것도 알았을테고,
바나나는 껍질을 쭈~욱 벗겨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는 걸 왜 모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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