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연일 내리는 촉촉한 봄비에

2003.04.24 21:39

우물 조회 수:146




아버지

                    윤성택

태풍이 불던 날에도
아버지는 논에 있었다.
내 살아온 길
비바람에 쓰러지고
또 쓰러져도
묵묵히 물이랑 터주고
일으켜 세워주었던 아버지,
꼿꼿이 설익은 나를
바로 보셨던 것일까
손 날을 눈썹에 맞추며
나를 바라보는 미소에
햇살이 가득하다
나는,
그 모습에 자꾸만
고개 숙여진다.



이미 다 치유된 상처를 덧내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냥...
도롱이를 뒤집어 쓴 이 아저씨를 보니까
물고를 트고, 쓰러진 벼를 일으키시던
아버지를 노래하던 이 시가 생각나서요.

연일 내리는 촉촉한 봄비에 농부들의 마음도
모쪼록 촉촉-히 젖었으면 좋겠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78 아지랑이를 닮은 [1] 우물 2003.05.10 97
1277 오월 [1] 소야 2003.05.03 159
1276 그랬다지요 [1] From 2003.05.03 97
1275 5월의 시작... [2] 김병곤 2003.05.03 92
1274 앵두꽃 피고 지는 사이 [1] 2003.05.02 127
1273 시천 동인 세번째 동인지 발간식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2] 윤성택 2003.05.02 177
1272 ^^봄도 이제, [2] 동뫼 2003.05.01 115
1271 젖은 편지 [3] 윤성택 2003.04.29 284
1270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4] From 2003.04.28 156
» 연일 내리는 촉촉한 봄비에 [1] 우물 2003.04.24 146
1268 [re] 봄도 되고 해서 김미심 2003.04.22 70
1267 날아라 병아리 [1] 윤이나 2003.04.21 138
1266 맥주 한 잔 건배! [1] 함순례 2003.04.17 120
1265 아~~ 덥다. [1] 박정규 2003.04.17 81
1264 바..나..나.. [4] 자유 2003.04.17 133
1263 봄 노래 [1] 2003.04.16 124
1262 봄도 되고 해서 [6] 윤성택 2003.04.15 292
1261 반가웠습니다 [1] 서상권 2003.04.13 113
1260 봄비 [1] 소야 2003.04.11 125
1259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솟뚜껑 보고 놀란다~! [2] 박정규 2003.04.09 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