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 철인가 봅니다.
요 며칠 아이들이 하얀 비닐 봉지에
한 마리 삼백원하는 병아리를 자주 담아 옵니다.
어디서 났니? 하고 물으면 샀어요 합니다.
왜 샀니? 하면 대답은 천차만별입니다.
오늘은 성빈이 차롄가 봅니다.
역시 하얀 비닐에 담아 왔습니다.
왜 샀니? 했더니
키워서 태권도 관장님하고 닭꼬지 해 먹으려 구요 합니다.
올해 들어 본 대답 중 가장 쇼킹한 대답입니다
치킨 집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아이들도 병아리의 운명을 모두 다 알아버렸나 봅니다.
어쩌면 말이죠, 사소한 죽음이 대단한 삶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대단한 죽음이 사소한 삶을 지켜주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빈이 병아리는 성빈이의 소원대로 닭꼬지도 되어보지 못한 채 놀이터에 묻혔습니다.
아이들은 늘 그렇듯 죽음 앞에선 서러운가 봅니다.
추신...건강하지?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