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리네요.
유리창의 빗방울들은
멈췄다가 흘렀다가
흘렀다가 멈췄다가
비의 결을 따라
오후의 무게로 내려앉고요.
지금 따뜻한 녹차 한 잔,
푸르르 날아 갈 것 같아
두 손에 꼭 쥐고 있습니다.
이런 날은 사실,
그립다던가 보고싶다던가
종일 상영되는 빗속
추억을 관람하기 좋은 날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에
산사춘 한 병 사갈까 합니다.
봄비는 아무래도 그때까지
기다려줄 것 같습니다.
당신이 들렀다가 간 사이
나는 많이 착해졌습니다.
댓글 3
블루<이영옥>
2003.04.30 00:33
..오늘..아참,어제인가?...야튼..나는 봄비를 흠뻑 맞았습니다. 갑각류처럼 입을 꼭 다물고있었던 내 딱딱한 감정들이 하루종일 비를 맞고 이제는 흐물흐물해져 내일 만약, 봄볕만 좋다면 내 척박한 땅에서도 예쁘고 앙증맞은 싹 하나가 쏘옥~고개를 내밀지 모르겠습니다...그리고..나는 많이 착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