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나리오

2023.02.24 08:38

윤성택 조회 수:113

영화를 보게 되면 영화가 먼저 내게 감정이입 해온다. 그리고는 곧 나를 허구에 가두고 현실이 환상으로 도망치게 한다. 끊임없는 오늘이 가엽다. 차라리 꿈속이 더 스펙타클 하다.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영화 한 편이 내게 와 죽는다. 아니 어쩌면 죽어 새롭게 살아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영화는 부활에 대한 명상이면서 동시에 죽음에 대한 재생이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꿈꾸듯 살아있는 자도 결국엔 영화의 필름으로 남을 테니까. 찰나가 치열하게 빛을 뚫고 자각의 막에 비친다. 그리하여 마침내 영사기 속에서는 나였던 당신이 상영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서로에게 배역을 부여하고 또다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오늘은 누구의 시나리오인가.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9 poemfire.com 2023.05.10 158
» 시나리오 2023.02.24 113
137 소포 2023.01.18 117
136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100
135 태내의 멀미 2022.08.09 211
134 버찌 2022.06.17 150
133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113
132 봄 낮술 2022.04.27 133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128
130 음악 2022.03.23 125
129 시시때때로 2022.02.23 114
128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121
127 겨울에게 쓰는 편지 2022.01.05 174
126 시고 시인 2021.12.01 119
125 버퍼링 2021.10.06 141
124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149
123 허브 2021.08.25 126
122 막걸리 한 잔 file 2021.06.22 172
121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137
120 쐬하다 2020.11.11 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