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사이 제법 선선하여
긴팔옷이 나와 주었다 반 년 동안 옷장을 입고 있던
조금은 꿉꿉한 냄새를 데리고
꽉 조여온다 넌 원래 이런 거였다,
사이즈에 가두는 말 같은
‘넌 원래 그런 녀석이었어!’
그땐 왜 그 과거형에 뜻대로 되지 아니한
나를 벗고 싶었는지
근육은 늘었고
어깨가 넓어졌으며
살이 쪘다
천고마비 계절답게
콧김 같은 구름이 퍼런 하늘을 달리고 있다
일주일 사이, 어떤 문장이
나를 갈아입었나
나는 쓰여지는가, 적혀 가는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소주잔이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