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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기가바이트로만 저장된 벙개의 시절, 닉네임은 술자리에서 자정까지 버티는 액정이었고, 청춘이 불러주는 소문자였지. 사물을 그대로 발음하기도 그렇고, 비유를 날것인 양 바로 말해버리는 것도 어색해 '님'이 꼭 따라다녔던 호프집 꽉 찬 좌석,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간이역불빛입니다. 와, 여기는 대합실이네요.
간이역불빛님, 그러면 자기소개 좀 해주세요. 막차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사람이고요, 오늘 여러분을 끝까지 밝혀주고 싶네요. 오, 닭살! 박수! 뒤이어 방장 형이 일어나 이 친구는… 말해주던 그 대리의 밤, 순진무구한 둘쯤을 형이 탄 택시에 합승시켜 돌고 돌아 먼저 내려주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형에게는 이 커뮤니티가 뭐예요?
사진관 빈의자 같은 거지.
나 혼자 묻고 답하다가 택시에서 내려 불 꺼진 골목으로 들어서던 밤, 잠든 형을 태우고 떠나는 붉은 미등 뒤로 젊은 날도 잠시 머물다 간 자리가 아닐까 하고, 그 뒤로 닉네임을 사진관빈의자로 대신하고 싶었던가. 몇 년이 지나 유행처럼 모두 흩어진 그곳, 남겨진 게시판을 홀로 걸어볼 때가 있었지. 누구도 들어오지 않는 사진관빈의자처럼, 한때 머물렀던 이들을 향한 간이역불빛처럼
밤기차 타고 거기를 지나쳐 와서
번개는 누가 칩니까, 새삼스럽게
비 내리는 밤
창밖을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