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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개정되고, 새벽은 구월 첫날보다 어둠을 보완해 이른 아침에 일어나 보면 밖은 컴컴하다. 가을이 깊어 갈수록 다른 설정이 추가되는 것인지 소슬하게 바람이 작동된다. 원두커피를 내리고 텀블러를 꺼내고 뚜껑을 여는 일도 어제와는 다른 사색이다. 그러다 문득, 매번 그대로인 일과가 감성과 호환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1.0의 나날이지 않을까 싶은.
지난 일이 나의 의지와 어긋나거나 서툴다고 여겨지는 건 이전 버전 때문일 거라고. 얼마나 많은 나를 차단하며 지금의 나로 갱신해왔는지. 이런 이치를 떠올리다 보면 시간은 또 하나의 모델이고 후회의 저장소만 같다. 나무가 잎을 바닥에 보내 서서히 뿌리에 깃들게 하듯이. 밤이 불 켜진 창문을 모아 그들만의 별로 다시 켜게 하듯이. 나는 어느 버전을 지나고 있나.
한 영혼이 아카이브가 될 때
나무는 연결망을 넓혀 간다고
왠지, 수목장이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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