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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을 내려와 바람 한 점 없는 숲길에 발을 들였을 때 매암매암- 일제히 몰아친다. 아찔할 정도의 수천 헤르츠 대역이 주위를 허물더니, 펑펑 하염없이 내리는 눈발 속으로 생각을 데려다 놓는다. 밤새 퍼붓는 백색 소음, 가뭇없이 길을 지워 가는 눈 속에서 뚝, 매미 울음이 그친다. 그게 칠 년 전 어느 겨울이었다면.
시간도 우화(羽化)해 나를 벗고 나온다.
무슨 말인가 싶어 귀를 기울일 때 기차가 지난다. 입 모양만 의미를 달고 내 안의 협궤로 들어서는데, 인천과 수원 사이 어느 건널목에 네가 서 있다. 차단기가 올라갈 때까지 바람이 릴처럼 끌고 가는 장면들. 일단 멈출 수 없는 게 나의 뒤편에 있어서, 기찻길이 멀어지지 않고 다가오는 일.
거슬러 가는 철로가 너를 처음 마주한 날에 당도한다.
문을 쾅 닫고 들어와서 내가 너무 세게 당겼나 싶다. 안과 밖이 동시에 울려서 놀란다. 무엇이 씩씩거리며 내게서 나갔는지, 문손잡이를 쥔 채 슬그머니 주저앉는다. '쾅'은 벽이 있어야만 부딪쳐 소리가 나는 것이라, 무겁고 단단한 마음만 다시 내게 들이받고 만다.
나를 열고 들어가면 누군가가 나오고, 그 누군가를 지나 빠져나왔는데 아직도 나는 열려 있어 닫히지 않는다. 거기서 매미 울음이 들끓고, 기차가 오는 땅울림이 땡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