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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매장에서 CCTV를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은 무섭다. 아무도 없는데 녹슨 대문이 저절로 열리는 것처럼. 봐 달라고, 여기 있다고 일 초의 구간 사이에서 뒤로 되감기는 덩굴. 시간에도 오류가 있어 가끔은 목격된 꽃이 과거에서 다시 피기도 한다. 기시감은 예감에게 매번 마음을 들킨다. 네가 볼 줄 알았어, 아니 언젠가는 보게 될 거야.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거야. 가령, 그것은 착상(着床).
심장이 뛰는 게 살아 있다는 거라면 시간이 기록되는 몸은 형체가 아니어도 목숨이 있다. 장작불을 보고 있으면 땔나무도 후드득 불꽃을 튀기며 말을 한다던데. 어느 과학자는 장작은 타는 게 아니라, 그 속에 다양한 주파수와 진폭을 가진 언어가 있다고 했다지. 그 소리를 우리말로 번역해 보니, 누구나 불 앞에서 멍한 건 무의식 간의 대화였다나. 장작은 연소하면서 자신의 생애를 온전히 재로 전송시킨다는 논문이 네이처 물리 학술지에 실려 있다고.
무인매장에서 CCTV를 향해 손을 흔드는 사람은 귀엽다. 이렇게 문장을 수정하기로 한다. 귀신도 유령도 혼백도 소통 때문에 그간 애썼을 것이므로. 방대한 우주의 데이터 속에서는 곱고 깜찍한 신호가 아닐까.
어디든 두 번 노크를 하면
아무튼 두 번 노크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