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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사람이 있었다. 그 눈물에 어떤 아픔이 스스로를 참지 못하게 했는지 물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짐작이 갔다. 참담이 애통을 만나 서러웠다는 말을 비탄에게 전해 비애를 데려오는 일. 그 사이에서 내 따귀를 때렸던 사람. 손이 너무 빨라 아픈 줄도 몰랐던 그 정전. 슬픔을 헤아리려다 마음이 꺼져 버렸던 기억. 니가 뭔데, 참견이야. 때로 위로에는 말이 필요치 않을 때가 있다.
영화를 보다가 그 서사에 몰입이 자리 잡고 나를 잡아들일 때 느낀다. 슬프기는 한데, 눈물이 나는데 정확히 어떤 계통인지 설명하기 어려운 거. 어쩌면 슬픔도 느와르처럼 장르의 하나일지 모른다. 슬픔이라는 양식, 그 안 다양한 갈래에서 기쁨과 대조되며 흑백이 되는 것인지도. 그런데 왜 후련했던 것인지, 주인공도 아니면서 사랑과 배신을 앓던 나는.
태어나 아기로 울고, 수많은 애환이 일생에 다녀가면서 사람은 타인에게서 자신의 눈물을 발견한다. 감정을 쏟고 몸을 노화로 으스러뜨리며 비로소 슬픔이 슬프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까. 결국 죽음이란 슬픔을 깨뜨려 조각조각 으깨는 현상. 내가 겪은 아픔이 나를 버리고 세상을 떠돌다 너를 만났을 때, 슬픔끼리 첫눈에 알아본다는 사실.
인생이 끝나고 불이 켜진 다음에도
계속 자리에 앉아 있던,
그 슬픔이 나를 만나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