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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10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세계가 내가 있는 아침에 관여해 올 때, 공식 성명을 발표하는 기상청. 마치 외계 전파를 감지한 것처럼 모든 윤곽은 흐릿한 점들로 분해된다. 나의 세계가 너의 마음으로 건너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정을 침투시켰나, 이런 생각이 퍼뜩 추억을 착용하게 한다. 하늘이 뿌예서 이 도시도 모호한 격리에 가담한 것인지. 시간은 그리움이 통하지 못하게 사이를 막고 있다.
너른 야외 주차장에 세워둔 자동차 앞유리에 동전 크기의 연둣빛 얼룩을 보면서 확률을 떠올린다. 며칠째 해 질 녘 부등호로 하늘을 넘겨 가던 철새들. 내게 무엇을 증명하려고 배설을 낙점했는지. 물티슈로 박박 문질러 닦아내며 나는 어느 논의 낱알이 되어본다. 부리에 채여 목구멍으로 들어서는 새의 세계. 이것이 편입이라면 우리는 거대한 연산의 일부.
인연이란 운명의 오차 범위 안에서 발생하는 가능성이다. 마스크 없이 들이마신 공기로 폐 안쪽에 들어선 먼지 입자. 그것이 누군가의 진심이었다면 나의 감정 면역체계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내 안에서 일어나는 방어적 반응이 끝내 호감으로 변한다면. 사랑은 황홀한 염증이 아닐까. 외계의 소행성이 지구를 스쳐 간 것도, 무리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 날갯짓하는 것도 다만 내 기침 속의 일이니.
우리는 때로 사랑을 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