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를 보면 슬퍼집니다
다람쥐 한마리 달려와
저 안에서 생을 탕진할 듯도 합니다
그러나 얼마나 숱한 생을
부딪고 넘어져야 저리 둥글어지는 걸까요
얼마나 둥글어져야
남의 다리가 될 수도 있는 걸까요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슬픔을 견디는
저 둥근것들,가냘픈 은륜들이
병원입구에 줄지어 있었습니다
무슨 곧은 의지마냥 치켜세운
링거병이나 걸릴 거치대는
잠들기전에 내가 들춰본 시집같습니다
그냥 저대로 있어도
당분간은 좋으리라는 생각을 하며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원을 빚어내는 날까지
두 다리, 내 못난 다리들,
더 열심히 내딪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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