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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나는 약

2004.06.30 10:27

이파리 조회 수:208 추천:1




두두두두 - 총소리에 놀라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대문을 열어보니 연기가 자욱하더군요. 깨어진 유리창이나 피의 흔적은 없었는데 사람들이 슬리퍼 차림으로 우왕좌왕하더군요. 그저 놀랄 뿐이었어요. 두두두두 - 아파트 전체가 방역을 하더군요.

저희 집 아래에는 김 선일씨의 시신이 안치된 시립 의료원이 있습니다. 슬픔과 분노에 젖어 오가는 많은 이들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들이 어떠한 일을 저지러지나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되네요. 티브이 뉴스에 혹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찍힐까? 극도의 불안과 공포 속에서 외출을 삼가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방어와 준비 태세도 갖추지 못했는데 도발해오는 것들과 마주치면 멍청한 슬리퍼 차림의 정신으로 지레 겁부터 먹게 되네요. 느닷없이 쳐들어와 크게 소리내는 약 때문에 왕왕 놀랐습니다. 잘 살아보자고 무차별로 뿜어 대는 소리약과 함께 여름이 비틀거림과 놀라움 속에서 진행되고 있네요. 엉터리같은 시간 속에 머문다는 생각입니다.


*임 지훈 -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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