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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빈 모정 - 조성국

2005.07.13 15:10

윤성택 조회 수:1326 추천:210

<적빈 모정> / 조성국 / 2005년 《시와사람》여름호


        적빈 모정

        오밤중 동네를 다 깨우며
        지 어매를 패던 놈, 식칼 들이대고
        돈 내놔, 윽박지르던 것을 뜯어말리다가
        땅바닥에 두어 번 머리를 짓찧었던 것인데
        그 어미, 놈의 머리통을 날래 감싸 안으며
        희번득 눈초리를 치켜 올리고
        째려보던 모습이라니


[감상]

묵직한 여운이 있습니다. 폭언과 폭행을 일삼는 패륜의 아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을 터인데, 그런 것을 보다 못한 이웃이 철없는 아들을 떼어내다 머리를 바닥에 짓찧었던 것인데, 그런 아들의 머리가 다쳤을까봐 치켜뜨는 그 눈빛! 이 기막힌 순간의 묘사가 가슴 뭉클하게 합니다. 또 이러한 모정이 적빈(赤貧)이라는 가난함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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