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짧다
봄날은 가고 있다
그러나 토요일 봄 은 길다.
김덕기 화가의 "퇴근길"이라는 그림을 본다
비오는 날 검정우산을 쓰고 낡은 가방옆에끼고
허리 구부정하게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며 걷고 있는
50대중반 남자의 모습에서 멀지 않은 나의 미래를 보고 있다
삶의 그물에 걸려 파닥거리는 남자들
양 어깨위엔 무언가 늘 무겁게 얹혀 있는 느낌들.....
보이지 않는 손이 나의 뒤를 붙잡고 있다.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 오늘도 나에 대하여 그 누구엔가에 알려야 된다
숙제는 여자가 내고 남자는 그 숙제를 풀려고 구두창을 갉아먹고 있다
낯설지 않은 길, 오늘은 낯 설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