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였다가, 너일 것이다
혹은 나였다가, 나일 것이다
물음, 모호한.
아득하고 무거운, 이 자의식의 경계가 지워진다면
말들은, 詩들은, 더욱 진실할 수 있었겠죠.
그렇다면, 나의 이 하릴없고 가벼운 신음이나 독백 따위는
나올 수도 없었겠죠, 그렇겠죠.
그렇다면, 나는 이 어줍잖은 詩도 쓰지 않았을테고
지인 중 반 넘는 이들-님을 포함한-을 알지도 못했을테죠,
아니, 어쩌면 살아있지도 않았을지 모르죠,
詩가 부재한 지금의 나란, 상상조차 하지 못하니까요,
그럴지도, 정말 그럴지도.
아무도 없는 고요한 국도,
끄는 듯, 나를 털썩 주저앉혀버린 그 침묵을,
기억합니다, 일 년전 정확히 2시 40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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