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메일을 보냈으니 읽어보라는 그녀의 편지를 받았다.
바쁜 출근 시간인데 어쩐지 메일함을 열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메일을 주고 받아도 특별히 메일을 보냈으니
열어보라는 문자를 받아보기는 처음이라 그랬던 것일까.
장문의 편지.
문장마다 그녀의 절망과 간절함이 배어있다.
이렇게 세월을 보내다 분식집 주인이나 그조차 여의치않으면
냉면집에서 그릇이나 닦으며 늙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면서도
하루에도 열두번씩 재능없는 것에 절망한다 하면서도
그녀는 밤을 밝히며 소설을 쓰고 있단다.
왜 문득 이곳이 생각났던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일을 핑게로 다시 주저앉아버린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출근 준비를 해야하는데 철퍼덕 주저앉아 펑펑 울고 싶기만 하다.
정말로 내가 간절히 바라는 것의 정체부터 알아내야
이 서러움과 갈증이 풀리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