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메일이 불씨가 되었다.
메일을 프린트해서 가지고 다니지만 감히 다시 볼 생각은 못한다.
메일의 답신 역시 하지 못했다.
차라리 새 일을 시작하지 말 것을 하는 어리석은 후회를 해본다.
전문인이 된다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소설이라니... 읽기조차 벅찬데 쓰는 일을 멈추지 않으려니
욕심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든다.
직장에서든 글쓰기에서든 어느 한곳에서는 도태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아니면...
죽을듯한 절망감에 서점으로 달려가 책을 사갖고 들어왔다.
얼마전에 산 책들도 아직 다 못읽었는데 정말 미친짓이다.
교육자료 파일들과 사다놓고 읽지못한 책들이 흩어져 나뒹구는
방 한구석에 사들고 온 책을 내려놓고는 한숨을 쉰다.
며칠쯤 아무 생각없이 책만 읽을 수 있다면...
과연... 그녀가 준 불씨가 내 혼을 타오르게 할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