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고장나서 버스를 타게 되었다
자동차 핸들에 의탁했던 습관의 시간에서 쫓겨난 자리
언제부터인가 익숙하지 않게 된
버스 정류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30분이라는 30분이라는……
버스의 지체는
버스 잘못일까
길 잘못일까
운전사 잘못일까
내 잘못일까
버스 정류장에서의 안절부절못하는
30분이란 정말 내 삶이 긍정하고 있는 시간일까
길바닥에 내팽개쳐진 기다림의 시간이
이토록 낯설다니!
생각지도 않았던 생각의 기다림
정말 내 뜻과는 무관한 시간이었을까
평생 길바닥에 꼿꼿이 서 있는 가로수에 기댄다
가로수의 시간에 기대어 생각한다
길바닥에서 내가 주운 30분의 기다림을
가로수에게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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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며칠 째 버스타고 다니니 생활리듬이 영 어색해지네요.
이동수단과 이동수단이 갖고있는 속도에 길들여진다는 것! 그것! 참!
그놈이 삶의 나이는 아닐까
삶의 속력은 아닐까 뭐, 그런 상념.
길바닥은 늘 빗물이 늘어붙어 있고!
쓸모없는 몽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