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15:23

윤성택 조회 수:523

서쪽으로 나 있는 통창으로 대로가 있고

그 너머 공사 가림막에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떼어내다 그대로 자국이 되어버린

청테이프며 스카치테이프가

마치 모자이크처럼 이글거린다.

저곳에 한때 우리도 붙어 있었던 적이 있었다.

구름을 문덕문덕 떼어내 푸른색에 담아놓은 하늘,

탁 트인 저 앞도 그렇게 밤으로 저물어갈 것이다.

계체량에 실패한 복서가

다시 체중을 재기 위해 기다리는 기분일까.

아니 간신히 기억해낸 사람의 이름을 잊을까봐

불안해하는 꿈같은 걸까.

건물의 그림자가 길을 건너는 동안,

나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40 냉장고 2023.09.07 495
139 poemfire.com 2023.05.10 498
138 시나리오 2023.02.24 524
137 소포 2023.01.18 493
136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524
135 태내의 멀미 2022.08.09 625
134 버찌 2022.06.17 530
133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516
132 봄 낮술 2022.04.27 501
131 시간의 갈피 2022.04.19 507
130 음악 2022.03.23 506
129 시시때때로 2022.02.23 504
128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504
127 겨울에게 쓰는 편지 2022.01.05 529
126 시고 시인 2021.12.01 487
125 버퍼링 2021.10.06 506
124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507
123 허브 2021.08.25 513
122 막걸리 한 잔 file 2021.06.22 552
»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