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간의 갈피

2022.04.19 18:31

윤성택 조회 수:497



시간이 여행과 같다면 

추억은 그날을 기록한 노트다.

그러니 다 적을 수 없어서

여행은 추억으로 낡아간다


지나고 보면 이 여행을 위해 

시간이 행간을 비워왔다는 걸 안다


늙어간다는 건 제 안의 낱낱 페이지와 글귀가 

몸에 새겨 오는 것.


어떤 사람은 미소를 갈피에 내고

어떤 사람은 슬픔을 미간에 접어둔다


다 그렇게 시간에게서

시간에게로 지나온 필력을 어쩌지 못한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웠던 때가 

아직도 훗날을 기다린다는 사실


늦은 밤 추억을 펼치면 

그날이 오늘에게 묻는다


꿈은 그날이 지금껏 써내려간 

길고 긴 연서였다고


한때 나였던 적이 있듯

그때 꿈이 아직도 이 봄을 써내려간다


그날이 주술관계를 바꿔주고 있다.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37 소포 2023.01.18 482
136 받아 두세요 일단 2022.12.21 510
135 태내의 멀미 2022.08.09 610
134 버찌 2022.06.17 511
133 달을 깨 라면 끓이고 싶다 2022.05.24 506
132 봄 낮술 2022.04.27 493
» 시간의 갈피 2022.04.19 497
130 음악 2022.03.23 497
129 시시때때로 2022.02.23 496
128 가고 있다, 그렇게 새벽이 2022.02.12 495
127 겨울에게 쓰는 편지 2022.01.05 521
126 시고 시인 2021.12.01 479
125 버퍼링 2021.10.06 496
124 서해 바다에 가서 저녁놀을 보거든 2021.09.13 497
123 허브 2021.08.25 502
122 막걸리 한 잔 file 2021.06.22 542
121 이글거림 너머 2021.06.09 513
120 쐬하다 2020.11.11 812
119 후룹 2020.09.28 748
118 태풍 2020.09.04 6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