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네요
눈이 오네요
펑펑 내리는 눈이 좋다지만
가등 빛에 기대고서야
반짝이며 내리는 듯한
꼭 설탕가루 만한 눈도 좋네요
보일락 말락해서 더 이쁜 눈이네요
은밀한 감정 솟게하는 눈이어서 더욱 이쁘네요
그 쬐끄만 눈
다가가서 보지 않을 수 없는,
아, 나도 겨울잠 많이 자고
바깥에
얼굴 쬐끔만 내미는 사람되어야지
있는 듯 없는 듯
내가, 나를 깨고 나오면
모든 게 다시 반가웁겠지, 새롭겠지
- 잠 깨면 연락 드릴께요, 형, 그간 건강, 건필하세요
댓글 1
윤성택
2002.12.11 17:00
잠에서 깨어나서 기억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다시 태어남과 같겠다. 기억이 얼마나 우리를 죽음으로부터 실존케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면 볼수록 신기하다. 운명은 결국 자유를 구속한다는 사실. 너의 깨어남의 의지가 운명의 밖의 수많은 가능성을 불러오는 기회의 순간이길 바라마. 불온한 상상력이 시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