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
많은 일들이 강물처럼 흘렀습니다
나는 어느 낯선 곳에서
파헤쳐진 가슴을 주섬주섬 다시 여밉니다
그리운 것들과
잊혀진 것들과
버리는 것들을 나누어 봅니다
그리고 바람이 차다고 슬쩍 이 방 문을 열고 인사를 합니다
동안 안녕하셨지요?
지난번에 불쑥 귀한 글만 받아 가고 보니
나는 아직 배우려면 멀었구나 싶습니다
오늘은 슬그머니 안방에 앉으며
베시시 혼자 웃습니다
저, 기억하시나요?
오랜만에 마당을 쓸어 본 오늘
산뜻한 마음으로 다시 시 하나 올려놓으며
어떻게 친해 질 수 있을까요?
또 한번 베시시 웃습니다
안경너머 선한 눈빛이
아직도 그려지는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