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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12:20

윤성택 조회 수:630



포장마차 경유난로가 소주 뒷맛처럼 쐬하다.

안경을 벗어 탁자에 놓는다는 건,

시력이 더 이상 타인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초고추장은 깊고 구름은 와사비 빛이 난다.

감각을 휘휘 젖는 자정 무렵이니까.

무엇이든 접촉이 두려운 계절,

멀찍이 입막음한 헤드라이트가 쉭쉭거리며 스쳐간다.

 이런 날은, 이런 날은 그렇다.

내가 모르는 내가 나를 훑어봐도 괜찮다.

그만큼 별들은 자유로우니까. 양자역학적으로,

한 잔 가득 어딘가로 비워지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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