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12:20

윤성택 조회 수:981



포장마차 경유난로가 소주 뒷맛처럼 쐬하다.

안경을 벗어 탁자에 놓는다는 건,

시력이 더 이상 타인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뜻이겠다.

그래서 초고추장은 깊고 구름은 와사비 빛이 난다.

감각을 휘휘 젖는 자정 무렵이니까.

무엇이든 접촉이 두려운 계절,

멀찍이 입막음한 헤드라이트가 쉭쉭거리며 스쳐간다.

 이런 날은, 이런 날은 그렇다.

내가 모르는 내가 나를 훑어봐도 괜찮다.

그만큼 별들은 자유로우니까. 양자역학적으로,

한 잔 가득 어딘가로 비워지고 있다고.


번호 제목 날짜 조회 수
116 스마트한 봄날 2020.04.23 933
115 밀교 2020.03.25 869
» 접촉이 두려운 계절 2020.02.08 981
113 생도 다만 멀미일 뿐 2019.11.29 1245
112 운명도 다만 거처 2019.03.20 1006
111 詩를 사랑하는 가슴에게 2015.06.02 2474
110 비가 좋다 file 2015.05.11 2501
109 벚꽃 file 2015.04.27 1567
108 눈빛에 대하여 2014.10.07 2212
107 기억은 난민 file 2014.04.09 1111
106 잠들기 직전 2014.03.07 1244
105 생각이 결려 file 2014.03.07 1120
104 무게 file 2014.03.07 1159
103 빗물처럼 file 2014.02.12 2539
102 성에 file 2014.02.03 2313
101 변신 file 2014.01.28 1137
100 상상 file 2014.01.14 2265
99 새벽은 음악이 아프고 2014.01.09 2378
98 2014.01.07 1689
97 거래 file 2013.12.31 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