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볼륨을 줄이고 의자를 백 팔십도 회전을 하고
잔뜩 웅크려서 내리는 눈을 보고 있었다
손의 움직임이 멈추자
컴퓨터 모니터는 깜박거리다 이내 입을 다문다
두툼한 모자를 눌러쓰고 두툼한 목도리를 칭칭 감고
두꺼운 잠바 주머니에 장갑을 낀 두 손을 집어 넣고
눈 내리는 보도를 걷기 시작했다.
내리는 것들에 대하여, 잃어버린 우정에 대하여
잃어 버린 먼 꿈에 대하여, 잃어 버린 열정에 대하여
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경쾌하게 밟혀주는 이 소리들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처럼 정겨워서 나는 집에 돌아가는 것도
잊고 걷고 있었다. 주머니속 장갑속 손이 얼얼하다
가만, 돌아보면 내가 남기고 온 자국들이 즐비하다.
상처마저 그리움으로 남아 얼얼하게 얼고 있다
* 미처 인사는 나누지 못했지만 반가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케트 빵과 생크림을 늦은 인사 값으로 가져 왔는데, 음 어디에 놓죠?
아, 이 탁자에 두고 그럼,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