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커피 한 봉지에 딸려 온 팔각 시계 하나가
TV 앞에 버티고 앉아 주인인 척 휘파람을휙~ 불어 댑니다.
어떤 사람이 60분을 한시간으로 기준하였는지
어떤 사람이 저렇게 딱 맞게 원 안에 60개의 점을 찍어 놓았는지
어떤 사람이 정확한 순간이 되면 그 점과 점 사이를 이동하게 했는지
왜 아무도 그 점과 점 사이의 미세한 우주에 대하여는 통 논하지 않았는지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저 숫자와 숫자를 점과 점을 적당한 각도로 움직이게 하는 과학의 힘을
그로 인해 아침마다 복잡해지는 버스와 그로인해 정확한 시간에 올려지는
은행의 셔터 소리가 싫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번 목에 메단 핸드폰의 시계에 의존하는 내가
그렇게 해도 매번 한 템포 느린 내가 웬일인지 이 밤 팔각시계의 휘파람 소리에 장단을 맞춥니다.
아마도 너무나 오랜만에 찾아 온 이 집 때문인가 봅니다.
여전히 춥습니다.
겨울이라서 그럴 것입니다.
잘 참고 이겨 냅시다.^^